사랑을 만나고, 그대를 만나고, 만남의 연속
[사카츠라+2세] 봄, 그리고 나들이 본문
봄, 그리고 나들이:
누가 향긋한 계절이라고 말하는 것일까. 누가 나들이의 계절이라고 말하는 것 일까. 그런 틀에 박힌 이야기 같은 거 사실 믿지 않아도 듣지 않아도 되는 것인데.
봄, 나들이와 꽃의 계절. 확실히 지난달에 비해 바깥 날씨는 많이 따뜻해졌고, 하루 종일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가 들렸다. 나비가 날아다니고, 세상이 밝은 빛으로 피어나고, ‘봄만큼이나 아름다운 계절이 있을까?’ 하지만 나는 왜인지 항상 봄이 오지 않기를 빌었었다.
그런 내가 결혼 후에는 너무나도 많은 것이 바뀌었다는 것을 나도 모르게 실감하고 있었다.
*
“엄마! 소풍가요!”
귀여운 막내 딸, 우리 코타츠. 막둥이의 부탁이라면 들어주지 않을 수가 없는 그런 팔불출이 되어버렸지만.. 예전의 그 광란의 귀공자는 보통 사람들과 섞여, 평범한 가족을 이루고 평범하게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 고작 몇이나 될까.
“그래. 오늘은 날이 따뜻하고 모두가 쉬는 날이니 나들이를 가보지.”
“우와! 엄마 최고!”
그렇게 나는 자고 있는 사카모토와 그 옆에서 곤히 잠들어있는 첫째 긴타마와 둘째 타카로를 깨워야만 했다.
“일어나게나. 지금이 몇 시인지는 아는 건가!”
“엄마.. 졸려.. 나 조금만 더 자면 안 돼?”
“저는 지금 잘 시간 입니ㄷ... 쿠울.”
“즈라, 이리로 와. 조금만 더 자자.”
역시 사카모토를 닮았는지 모두들 그저 자고 있다.
“사카모토 아빠, 오늘 나들이 못가? 엄마.. 오늘 못가요? 코타츠는 나가고 싶은데..”
막둥이가 아쉬워하자 갑자기 모두들 벌떡 일어나기 시작했다.
“와하하하하핫. 막둥이가 가자면 가야지! 어여 준비하자고!”
“오빠도 갑자기 나들이가 가고 싶네? 타카로, 빨리 준비하자! 형이 도와줄게!”
“형,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게. 형이나 빨리 준비해.”
“하여간.. 빨리 준비하게나.”
*
코타츠는 어떤 옷을 입고 갈까 들떠있었고, 타카로는 제일 먼저 나들이 갈 때 필요한 물품들을 찾아서 챙겨 놓았다. 반면에 긴타마는 그저 옷만 갈아입은 채로 가만히 벽에 기대어 자고 있었다. 사카모토는 그런 긴타마를 흐뭇하게 바라만 보았다.
“준비를 하란 말이야. 준비를. 내가 점심 도시락을 만들 동안에 물이나 돗자리 같은 것들을 준비하라고.”
나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사카모토와 긴타마에게 잔소리를 늘어놓았고, 그 둘은 내 말을 듣고는 그제야 부랴부랴 움직이기 시작했다.
“엄마. 이 원피스가 예쁠까요? 아니면 이 기모노가 예쁠까?”
코타츠는 한 손에는 내가 사준 분홍색 리본 원피스를 다른 손에는 타츠마가 사온 벚꽃 무늬의 수가 놓여진 기모노를 들고는 무엇을 입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당연히 이 기모노지. 그렇지 않은감? 즈라?”
“즈라가 아니라 카츠라네. 어찌 부인의 이름 하나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겐가. 그리고 당연히 코타츠는 저 원피스를 입어야지.”
“무슨 소리인감? 즈라, 당연히 기모노를 입어야지. 널 닮아 기모노가 아주 잘 어울린단 말이ㄴ...”
타츠마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고, 그 말을 들은 나도 얼굴이 붉게 번져가고 있었다.
“그러면 코타츠, 이 기모노를 입자꾸나.”
“응!”
코타츠는 서둘러 기모노를 입었고, 나도 서둘러 분홍색의 오비를 매주었다.
“어여 가자구!”
“코타츠, 엄마. 빨리 와!”
“빨리 안 오면 내버려두고 갈 거야.”
코타츠의 머리를 손질해주는 동안에 아들들과 타츠마는 재촉하기 시작했다.
“지금 가요!”
“코타츠! 기다려! 아직 머리장식을 꽂지 않았어.”
머리에 꽃 장식을 제대로 달지도 않았는데, 코타츠는 설레는 마음에 현관으로 달려갔고, 나는 오른손에는 코타츠의 머리 장식을, 왼손에는 연하늘색 하오리를 들고 빠른 걸음으로 현관으로 향했다.
“아빠! 오빠! 가요!”
코타츠는 밝게 웃으며 대답했고, 타츠마와 아들들은 코타츠를 바라보는 동시에 눈이 커져있었다.
“여.. 역시.. 즈.. 즈라를 닮아 아주 예쁘구만!”
“선녀같아.”
“남자들이 눈을 못 떼겠네.”
코타츠를 향한 칭찬, 우리가족을 팔불출로 만들어버린 너무나도 귀여운 딸의 모습에 모두들 당황하며 감탄을 멈추지 않았다.
“오빠들, 아빠 고마워요. 이제 가요. 이러다가 늦겠어요.”
“그래. 더 이상 지체했다가는 정말로 늦어버리고 말아.”
“와하하하핫. 그래 빨리 가야지 그래, 우리 귀여운 막둥이가 그렇게 원하니 말이지.”
“칫, 저희도 간절히 원한다고요.”
“그래그래. 우리 잘생긴 아들들, 빨리 가자꾸나.”
그렇게 현관을 나섰고, 우리는 장장 30분을 걸어 뒷동산 정상에 올랐다.
“아빠, 나 힘들어. 쉬었다 가면 안 돼?”
“와하하핫. 역시 귀여운 꼬마 아가씨에게는 조금 힘들었겠구먼.”
“나 꼬마 아니야!”
“그래그래. 어여 업히지요.”
“알았어요."
그렇게 정상에서 앞으로 10분 정도를 더 걸어갔고, 눈앞에는 눈처럼 새하얀 꽃밭이 펼쳐져 있었다. 그 광경을 보고는 코타츠는 감탄하며 꽃밭으로 달려갔다.
*
“같이 가. 코타츠.”
“타카로! 너 이러기야? 먼저 가는 게 어디 있어! 같이 가!”
뒤 따라 긴타마와 타카로가 코타츠가 있는 꽃밭으로 달려갔고, 나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싱긋 미소 짓고는 바닥에는 잔디가 싱그럽게 펼쳐져있고, 위로는 따스한 흰 빛이 감싸주는 큰 벚나무 아래에 누웠다.
“네 자리는 잔디 위가 아니지 않은감? 즈라.”
사카모토는 돗자리를 깔고 내 옆에 앉은 채 자기 무릎의 빈자리를 가리키며 손짓했다. 그리고 나는 그 손짓에 답하며 자연스럽게 사카모토의 옆자리로 가서 사카모토의 무릎에 누운 뒤 자연스럽게 그의 잘생긴 얼굴을 바라보았다.
“넌 언제 봐도 예쁘단 말이야, 즈라.”
“즈라가 아니라 카츠라야. 그리고 그렇게 따지자면 사카모토 너도 눈부실 정도로 잘생겼단 말이야.”
“와하하하하하하핫. 예쁜 아내에게 그런 소리를 들으니 부끄럽구만.”
“다리 아프지? 이제 내 다리에 눕게나.”
“와하하하핫. 친절하기 까지. 역시 내 아내는 완벽하단 말이지.”
사카모토는 일어나서 내 다리를 베고 누웠고 나는 그의 부드러운 곱슬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렇게 10분쯤 지났을까.. 갑자기 사카모토의 대답이 듣고 싶어졌다.
“자네는 내 어디가 좋은가?”
“와하하하하핫.”
사카모토가 갑자기 크게 웃으며 벌떡 일어나더니 말했다.
“나는 자네의 모든 것이 좋으여. 이 부드러운 머리카락, 흰 피부, 선한 눈, 그리고 도톰한 입술까지 말이지. 물론 다른 곳도 좋지만.”
그렇게 말하고는 나에게 뽀뽀세례를 퍼부었다. 내 얼굴은 점점 화끈거렸다.
“아이들이 보겠어. 그만하게 사카모토.”
“아빠랑 엄마랑 사이가 좋은 게 뭐가 부끄러워서 그러는감?”
“저기 아이들이 숨어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단 말이네.”
멀리 큰 나무 뒤에 숨은 채 얼굴만 빼꼼 내민 채로 우리를 바라보았다. 아이들과 눈이 마주치자 아이들은 사카모토처럼 밝고 활기차게 웃더니 우리를 향해 달려왔고, 우리를 꼭 안았다.
“아빠, 엄마. 사랑합니다.”
“나도.”
“제가 제일 많이 사랑하는 거 알죠?”
긴타마, 타카로, 코타츠가 밝게 미소를 지으며 순서대로 말했다.
“아빠도 많이 사랑해! 와하하핫!”
“엄마도 많이 사랑한다네.”
나는 그렇게 봄의 달콤함과 아름다움에 취한 채로 현재의 우리들이 영원하기를 마음속으로 소원했다. 내년 봄에도, 그 후년 봄에도 이렇게 우리 가족이 같이, 함께 나들이를 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즈라른 연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즈라른 전력-타카츠라> 우리라는 이름의 전쟁 (0) | 2016.07.24 |
---|---|
[타카츠라] 사랑하는 나의 신부 - 전력 (0) | 2016.07.03 |
[사카츠라] 별자리 지도 (0) | 2016.05.16 |
<즈라른 전력-긴츠라>틀림없이 행복해집니다 (0) | 2016.05.15 |
[긴츠라] 노을 빛 벚꽃 (0) | 2016.05.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