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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만나고, 그대를 만나고, 만남의 연속

[사카츠라] 별자리 지도 본문

즈라른 연성

[사카츠라] 별자리 지도

월영 (月影:香) 2016. 5. 16. 02:09

※'히야아'의 즈라른 전력 60분 '지도'를 제 문체로 바꿔서 조금 수정해서 써 봤습니다. 당연히 원작자가 아니기에 잘못된 해석이나 이상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원본: http://blog.naver.com/redbird13/220697868815

 

 

은하수 가득한 밤에

우리 추억을 묻어두고

그날을 돌아보며

나는 그저 네 생각으로

미소를 짓는 거야

*

많고, 많은, 저 수 많은 별들이 빛나는 밤하늘을 바라보니 그리운 얼굴들이 나의 눈앞에 맴돌고 지나가 순간 저 별들만이 고요하게 빛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한참을 홀로 홀린 듯, 별을 보고 있었다. 수많은 별자리가 기록된 조금 오래 된 지도. 문득 떠오르는 한 생각. 즉시 저 구석에 먼지만 잔뜩 쌓인 상자를 열고, 그에게 받았던 지도를 꺼냈다.

많은 옛 추억들, 기억들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고, 나는 그저 눈을 감았다.

그래, 그때는 끊임없는, 쉴 틈 하나 없는 전쟁, 그 전쟁에 목마르고, 지쳐버린 사람들. 하지만 그 누구 하나도 이곳을 떠나지 않는 아이러니. 그들은 분명 아직도 지켜야할 무언가가 있는 것이다. 돌아갈 곳을 잃고, 자신의 삶에 대해서 복수라는 것만을 꿈꿔오던 그 사람들. 그저 삶의 이유를 잃은 채로 방황하는 그들. 그들마다 자신들의 그 무언가를 꿈꾸고 이곳에 남은. 이미 그들은 지쳐버렸다. 지칠 대로 지쳐 이제는 그들의 눈이 무엇을 바라보는지도 보이지 않는. 그럼에도 그들은 그저 옆에 있는 동료들이 있어 작게 웃음을 터뜨린다.

하품을 참으며 보초를 서는 사람들과 그 옆에 잠들어버린 사람들, 그리고 이미 달이 저 하늘에 높게 빛나는 데도 환하게 불이 밝혀져 있는 방. 그 방에 있는 나는 큰 종이를 보면서 여러 이상한 말을 하며 깊은 생각에 잠긴 채로 중얼거렸다.

촛불이 심하게 흔들렸다. 분명 이 바람은 카츠라의 바람.

“어라, 즈라? 아직까지 깨있었던거여? 밤이 깊었으야.”

“어쩔 수 없어. 아까 회의시간에 작전을 다 세우지 못했으니 지금이라도 하는 수밖에.”

투정이 섞인 목소리, 나는 그저 미소를 지으며 아무런 말도 꺼내지 않았다.

아까 분명 모여서 회의를 했을 터. 하지만 성과는 전혀 없었다. 오히려 긴토키와 타카스기의 큰 다툼으로 인해 요구르트와 딸기우유로 지도가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게 성과가 되어버렸다. 하나 다행인건 이 지도는 다른 지도를 더 확대해서 옮겨놓은 것이었기에 지도를 보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다시 지도를 옮겨 그릴 생각을 하니 한 숨이 절로 나왔다. 그래도 타카스기와 긴토키가 잘못을 알고서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지도를 옮겨놓겠다고 했지만 카츠라는 여전히 신스케와 긴토키를 믿지 못하고, 고개를 저으며 자신의 수면을 포기한 채 지도를 옮겨놓은 모양이었다.

지도에 얼굴을 묻은 채 작은 목소리로 무언가를 속삭이는 카츠라의 옆에 앉아 그의 얼굴을 보고 있으니 나의 존재를 눈치 챈 건지 맑은 눈동자로 나를 쳐다보았다. 나를 빤히 쳐다보는 그 부드러운 눈빛에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은하수로 가득 찬 밤하늘이 보이는 창문으로 시선을 돌렸다.

“뭐하고 있는 건가? 잠이 오지 않나? 그래도 내일을 위해 자두는 게 나을걸세.”

“아, 즈라, 그것보다 계속 그런 지도만 보고 있으면 지겹지않으야? 내가 즈라헌티 어울리는 지도를 알고있는디?”

의문이 담긴 눈빛, 그 눈빛에는 조금의 불신감도 담겨있는 것 같았다. 나는 애써 그 눈을 무시하며 종이와 붓과 내가 좋아하는 책 한 권을 가져와 책상위에 올려놓았다.

“이게 무슨 지도라는 거.......”

“즈라, 너 생일이 언제였던가?”

“아, 즈라가 아니라 카츠라다. 6월 26일이지.”

갑자기 묻는 생일에 말이 막혀버린 카츠라는 그저 내 질문에 대답만 할 뿐이었다. 나는 흰 종이에 검은 점 몇 개를 찍어놓았다. 즈라라면 이게 무엇인지 모르겠지.

“사카모토? 이게 뭐지?”

“기다려보게남, 즈라헌티 어울리는 지도여!”

흰 종이에 찍히는 여러 점들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나는 곧장 허리를 펴고 종이를 들어올렸다.

“완성이여.”

“이게 뭐지? 사카모토? 이게 무슨 지도라는 거지? 나는 이해할 수 없어.”

역시 이해하지 못했어. 그의 궁금증 가득한 얼굴을 보고 나는 잠시 미소를 지었고, 풍성한 곱슬머리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이건 별자리 지도여. 즈라, 너한테 딱 어울리는 지도여. 너의 지도지.”

그의 얼굴은 이해하지 못했다는 얼굴로 웃고 있었고, 계속 나의 눈치를 살피는 듯 했다. 즈라의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나도 그 모습을 보고는 절로 웃음이 나와 버렸다.

내가 웃자, 한결 나아진 너의 얼굴, 나는 그 얼굴을 보며 어찌 웃지 않을 수 있겠는가.

“고맙네. 사카모토.”

“내 너를 위한 선물이여. 잘 간직해야혀!”

*

그저 검은 수많은 점들이 찍혀있는 종이, 이 전쟁터를 나가 도시를 걸으면 이보다 더욱 더 찬란하게 빛나고 실제 별들처럼 밝은 별자리 지도도 구할 수 있었지만. 카츠라는 이 지도보다 더 의미있고, 밝고, 아름다운 지도를 대신할 수 없었다. 비록 화려하고 눈부시지는 않지만 사카모토의 마음이, 그 성의가 그 어떤 별자리 지도보다도 따뜻하고 눈부셨기에 카츠라는 이 눈부신 지도를 보며 밝은 빛에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

“정말로 아름답지. 즈라.”

밝게 빛나는 은하수, 저 많은 별들이 모여 하나의 강을 이루는 은하수처럼 우리도 저기 있는 은하수의 밝은 별 둘인 거야.